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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숙 여인은 명문가인 동래정씨 집안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부터 천성이 유순하고 행실이 착하고 단정하여 부모님의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 이웃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면서 자랐다.
20년 전 19세의 꽃다운 나이에 류재일 씨와 결혼하였다. 시가는 시조부모님과 시부모님, 시숙 내외가 있는 층층 시하였다. 시숙 두 분은 직장 따라 분가하여 살고 있어 정 여인 부부가 시어른을 모시고 얼마 동안 같이 살다 분가하여 생활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시조모께서 중풍으로 거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시모께서 혼자 병수발을 하는 것이 보기가 안타까워 장남, 차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본가로 들어가 시조모의 식사수발과 대·소변 받아내기, 더럽혀진 의복 세탁 등 극진히 보살폈으나 93년도에 손부의 정성 어린 간병의 보람도 없이 돌아가셨다.
그 후 정 여인은 홀로 되신 시조부님이 외로워하실까봐 틈나는 대로 말동무가 되어 드리고 세상사 이야기도 들려드릴 뿐만 아니라, 평소 시조부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을 자주 장만하여 드시게 하여 시부모 봉양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생활하던 중 시부님께서 건강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폐암이라는 진단이 나와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시모님 또한 뇌출혈로 두 번의 대수술을 받았으나 전신이 마비되어 누워서 꼼짝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한 분도 아닌 두 사람이나 중풍이 든 시어른 병수발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군과 같이 식사, 용변수발에서부터 세수시켜 드리기는 물론이고, 자주 의복도 빨아 깨끗하게 입혀 조금이나마 시어른들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하여 극진한 정성을 쏟았다.
부군은 부모님의 간병으로 자주 결근을 하게 되어 IMF 직전 회사에서 해고되어 경제적으로 더욱 곤란하게 되었지만 정 여인은 단 한번도 짜증을 부리거나 얼굴을 찌뿌린 일이 없고 간병에 정성을 다 하였으나 하늘도 무심하지 시부께서는 작년 8월 운명하시었다. 돌아가시면서 며느리의 손을 꼭 잡고 그 동안 고마웠다고 하시며 시조부와 시모를 잘 부탁한다 하시면서 눈을 감았다고 한다.
정 여인은 자신의 효심이 부족하여 시부님을 일찍 돌아가시게 하였다면서 한없이 슬퍼하였다.
시부님의 상 또한 예에 따라 정중히 치루고 지금까지 조석전곡하고 있다. 시부님 돌아가신 뒤에는 현재 전신마비인 시모님과 고령의 시조부님(88세)를 모시고 살고 있다. 더우기 시모께서는 3년 간이나 누워만 있어 등창이 날까봐 하루에도 몇 차례 좌·우로 돌려 눕게 해 드리는 한편, 팔·다리도 자주 주물러 드리고 병·의원의 신약과 한약 등 좋다는 약이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멀고 가까운 곳을 마다 않고 구약시탕하고 있으나, 워낙 중환이라 별 차도가 없어 그녀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자녀들도 이러한 어머니의 효행을 무언 중에도 자연스럽게 본을 받아 아직 미성년이지만 증조할아버지와 할머니께 효행을 함은 물론 부모에게도 순종하고 있다 하니 효문에 효자 난다는 옛말이 틀림없음을 증명해 준다 하겠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오늘날 국가발전의 근원이 되는 정신문화의 창달과 국민도의의 정립을 위해 학교·가정·사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의 미풍양속을 조장하고 윤리도의의 진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과 사회의 발전에 따라 가치의식의 변화와 사회윤리의 쇠퇴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 서구의 문물이 홍수처럼 밀어닥치자 이를 주체적으로 수용할 겨를도 없이 무비판적인 모방을 일삼고 우리의 고유문화와 미풍양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퇴폐적인 풍조가 가시지 않고 있는 이 때 이와 같이 정 여인의 지극정성의 효행은 우리의 윤리도덕을 반듯하게 하는데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나라에서는 충성심을 고양시키고, 부모에게는 효도를 지상의 목표로 삼고, 이웃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터전이 뒷받침된다면 정 여인의 효행도 빛을 보리라고 본다.
정 여인이야말로 짧지 않은 20여성상을 네 분 층층 시어른을 봉양하고 간병하느라 자신의 청춘을 불살라온 출천지효부이니 멀지 않은 장래에 하늘은 반드시 그녀에게 천복을 내려 주시리라 믿으며, 그 거룩한 효행에 감동하여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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