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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1963년 2월 23일)
독행상(篤行賞)
봉화군 법전면 눌산리 1060
열녀(烈女) 권외순(權外順) 50세
15년 전 봄 어느 날 남편은 다리에 이상한 반점이 생겼다며 반점(斑點) 부위를 심하게 긁어 상처를 냈다.
상처 난 반점은 점점 커지더니 온몸에 번지가 시작, 1년 만에 농사일을 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됐다.
이 병이 천형(天刑)의 병인 나병(癩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3년이나 지난 후였다.
남편의 몸은 해마다 쇠약해지더니 눈썹이 빠지고 손가락 마디가 썩어 들어갔다. 權씨는 남편의 이 엄청난 병이 불치의 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병 치료가 될 수 있는 약을 모두 구해왔다. 마을 사람들은 나병이라는 것을 알고 접촉을 끊고 외면했으나 그녀는 위축됨이 없이 남편의 치료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얼마 되지 않는 가산을 모두 탕진하고 權씨의 품팔이로 겨우 끼니를 이어가게 되자 남편은 집과 자식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방랑의 길을 떠나겠다고 權씨를 설득했으나 그녀는 끝내 치료해 보겠다며 거절했다.
지난해 그녀는 인육(人肉)이 나병에 효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자가 허벅다리 잘 일부를 떼어내어 쇠고기라고 속이고 남편에게 먹이기까지 하는 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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