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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1973년 4월 10일)
독행상(篤行賞)
대구시 북구 칠성동
열녀(烈女) 손강이(孫江伊) 57세
19세에 결혼한 후 뚜렷한 직업이 없는 남편 때문에 생계가 많은 위협을 받았다.
첫아들을 순산했으나 미역국 한 그릇 끓여 먹을 형편도 못되어 산모는 얼굴이 퉁퉁 부었다.
갓난아기를 업고 그녀는 해산 10일 만에 야채 장사에 나서야 했다.
시장 바닥에서 또는 주택지를 돌며 갖가지 행상을 해 겨우 끼니를 이어갔다.
장사 길에 나서 갖은 고생을 다 한 지 20년째 남편이 북구청(北區廳) 청소부로 취직이 되어 그녀는 기쁨에 넘쳤다.
4남매의 자녀를 둔 그녀는 남편의 수입이 풍족하지는 못 했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밀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년 되지 않아 남편은 퇴직하고 또다시 실업자가 되어 전처럼 궁색한 생활을 해야 했다. 게다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장남이 소아마비에 걸려 치료를 제때에 못해 불구가 됐으며 1년도 채 안 되어 남편이 중풍으로 앓아누웠다. 그녀는 아픈 가슴을 두드리며 또다시 행상 길에 나섰다.
고달픈 행상 길에서 귀가하면 반신불수인 남편이 병구완을 지성으로 들면서 대소변으로 범벅이 된 옷과 이불을 밤늦게까지 빨아야 했다.
무슨 악운이 겹쳤는지 남편의 반신불수, 장남의 불구에 또다시 간밤에 잠을 잔 3남이 그다음 날부터 다리에 힘이 없어 일어나지를 못하는 불구자가 됐다.
그녀는 이 악몽 같은 불운에도 탄신과 눈물로 고된 행상을 계속하면서 엄한 친정 부모로부터 배운 열행(烈行) 정신을 바탕으로 불구 남편의 병구완을 10년 가까이 꾸준히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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