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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찬씨(孫仁燦氏)는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를 못쓰는 불구자(不具者)로서, 언제나 남들의 놀림과 한편으로는 동정(同情)을 받으며 불과(不過)하게 성장(成長)했다.
무엇보다 그는 취학(就學) 적령기(適齡期)가 되어도 신체적(身體的) 불구(不具)때문에 학교문(學校門) 앞에도 못 가 보았으나, 참다운 인간(人間)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는 일념(一念)으로 꾸준히 독학(獨學)을 하였다.
말이 독학(獨學)일뿐, 어깨너머로 보고 들어 배운 것이 한글을 해독(解讀)하게 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웬만한 한문(漢文)도 읽을 만큼이나 되었는데, 배워야겠다는 그의 집념(執念)은 대단하였다.
수많은 고난(苦難)과 역경(逆境)을 이기면서 살아온 손씨(孫氏)는, 그의 근면성(勤勉性)과 성실성(誠實性)이 동민(洞民)들에게 인정(認定)되어 동(洞)새마을 청소년회장직(靑少年會長職)까지 맡기는 영광(榮光)을 맛보기도 하였다.
"다리도 불편(不偏)한 불구자(不具者)의 몸으로 청소년(靑少年)들의 길잡이 구실까지 하고 있으니 정말 장(壯)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처럼 많이 배우기나 했는가. 스스로 노력(努力)해서 지식(知識)을 읽힌 그의 굳은 의지(意志)와 집념(執念)에 탄복(歎服)할 뿐이다." 어느 동민(洞民)의 찬사(讚辭) 그대로 손씨(孫氏)는 초능력자(超能力者)임에 틀림없었다.
더우기 손씨(孫氏)는 불구자(不具者)임에도 불구하고 결혼후(結婚後) 분가(分家)할 때 자청(自請)해서 모친(母親)을 모시기로 했는데, 그 후(後) 모친(母親)이 중환(重患)으로 병상(病床)에 눕게 되자 대소변(大小便)을 받아내고, 또한 조석반(朝夕飯)도 그가 시중을 드리는 등, 그의 정성(精誠)은 놀랍기만 하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事實)은 대소변(大小便)을 받아낼 때마다 받아낸 오염(汚染) 비닐봉지를 목에 걸고 처리(處理)하곤 했는데, 그것을 본 인근주민(隣近住民)들도 콧날이 시큰해질 정도(程度)로 눈물겹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고역(苦役)스러운 일을 하면서도 짜증을 내거나 싫어하는 표정(表情)도 없이 언제나 상냥한 미소(微笑)로 모친(母親)을 극진하게 봉양(奉養)하여 왔다.
그러나, 끝내 그의 지극(至極)한 정성(精誠)의 보람도 없이 발병(發病) 5년(年)만에 어머님은 타계(他界)하였지만, 그가 남긴 효행(孝行)의 발자취는 면내(面內)에 메아리칠 정도로 오나가나 그의 칭찬(稱讚)뿐이었다.
그 자신(自身)은 여기 저기 장날을 찾아서 행상(行商)으로, 그리고 그의 처(妻)는 구멍가게를 하면서 열심(熱心)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 부부(夫婦)는, 자녀(子女)들만을 훌륭하게 키워 보리라는 일념(一念)으로 각기(各其) 교육보험(敎育保險)에 가입(加入)시키는 등 남달리 교육열(敎育熱)도 대단했으며, 특히 농한기(農閑期)에는 건강(健康)한 사람 못지않게 가내부업(家內副業)을 하면서 살아가기도 했다.
'부모(父母)에겐 효도(孝道)를, 자식(子息)에겐 사랑을, 아웃과는 화목(和睦)을' 이와 같은 캐치프레이즈로 인생(人生)을 차분하게 살아가고 있는 손씨(孫氏)는, 오늘도 불편(不便)한 몸을 이끌고 행상(行商)길에 나섰다.
"저는 비록 육신(肉身)의 다리는 없을지언정 마음의 다리는 건강(健康)하게 지니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말하는 손씨(孫氏)는, 누가 보나 정상적(正常的)으로 건강(健康)한 사람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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