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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金銀姬) 여인(女人)은 3세 때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다 15세 때 이웃 양장점에서 일을 배우다 19세 때 김만출씨(金萬出氏)와 결혼했다.
이웃 마을에 살면서도 남편의 가정 형편은 전혀 모르고 막상 시집에 와보니 가난하고 허술한 집에 늙은 시어머니가 중풍으로 누워 있고 결혼도 못한 시숙부(당시 65세)가 새로 시집온 질부(金女人)와 딸을 구별조차 못하는 정신결핍(精神缺乏) 환자로서 한방에 누워계시는 것이었다.
나이 어린 김여인(金女人)은 눈앞이 캄캄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남편은 젊은 나이에 오랜 가난과 엉망인 가정을 지키자니 답답한 마음에 술을 마시게 되고 술을 마시면 울화가 터져서 술주정을 하게 되고 따라서 술주정이 심한 사람에게 아무도 일을 맡기려 하지 않아 끝내 타락하게 되었다.
남편의 주벽(酒癖)은 온 마을에 소문나서 무위도식(無爲徒食) 허송세월(虛送歲月)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출가한 시누이가 몇 푼씩 보태어 주기 때문에 겨우 연명(延命)해 가는 것이었다.
김여인(金女人)이 결혼할 때에 가지고 온 돈과 시누이가 보태어 주는 돈으로는 2개월쯤 지나니까 바닥이 나고 말았다.
김여인(金女人)은 불구의 몸으로 누워계시는 시어머니와 시숙부를 위해서라도 생활수단을 강구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양장점을 차릴 수도 없고 취직할 수도 없고 환자(患者)를 두고 잠시라도 집을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서 양장 일을 주문 받아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거리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10년을 버티어 왔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더니 이것을 본 남편도 크게 반성해서 3개월 전(88년 10월)에 금성면에 있는 전자회사에 취직해서 15만원의 월급을 받게 되었다.
시어머니는 74세의 중풍환자도 정신은 살아있어 며느리의 고마움을 알고 있지만 시숙부는 정신결핍자라 그것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온갖 시중을 들고 항상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히고 마음을 즐겁게 해 드리려고 정성(精誠)을 다하고 있다.
슬하에 딸 셋을 두고 젊은 나이에도 화장을 하지 않고 수수하며 바깥출입도 거의 하지 않고 묵묵(黙黙)히 바느질 일을 하며 어른을 정성껏 모시는 김여인(金女人)의 효행(孝行)을 모두 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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