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최말분(崔末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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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1991년 4월 25일)
열행상(烈行賞)
경북 경산시 점촌동
열부(烈婦) 최말분(崔末粉) 56세

최말분(崔末粉) 여사(女史)는 정오현씨와 결혼하여 2남 4녀를 둔 어머니로서 시어머니와 남편의 병구완을 하면서 아홉 식구의 가장(家長)으로서 가계를 꾸려가고 있는 억척스런 주부이다.

1980년 그러니까 10여년 전부터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몸져 누워 계시는 시어머니의 식사 시중과 대소변을 받아 내고, 손발을 씻어 드리고, 새 옷을 갈아 입히고, 이부자리를 깨끗이 세탁하는 등 불평 한마디 없이 온갖 정성을 다하여 10년 동안 한결같이 병간호를 했으나 작년(90년)에 80세를 일기(一期)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남편 정오현씨는 20여년 간 공직생활을 했는데 1985년에 지병인 고혈압으로 몸져 눕게 되자 병원에 입원치료를 해 보았으나 별로 효험(效驗)이 없어 집에서 통원치료(通院治療)를 받고 있는데 최여사(崔女史)는 시어머니와 남편을 함께 보살펴 드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최여사(崔女史)는 남편의 병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고혈압(高血壓)에 좋다는 약은 어디든지 찾아 가서 구해오고 온갖 정성을 쏟으면서 치료하고 있으나 남편의 병은 더 악화하지 않고 머뭇거릴 뿐이었다.

남편이 6년 동안이나 병석에 누워 있으니 최여사(崔女史)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남자가 해야 할 일을 도맡아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요즘은 농촌에도 일손이 부족해서 2천평이나 되는 과수원 농사일을 최여사(崔女史)가 손수 하지 않으면 안된다.

꽃 따기, 열매 따기, 농약살포, 과일 수확 심지어는 전지에 이르기까지 남자들도 하기 힘드는 일을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여사(崔女史)는 자녀들의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이 뒷바라지를 착실히 하여 세 자녀는 교육을 마치고 출가시켰으며 남은 세 자녀는 아직도 학교에 다니고 있으나 모두가 착해서 학업(學業)에 열중하면서 가사를 돕기도 한다.

이와 같이 최말분(崔末粉) 여사(女史)는 장병(長病)에 효자가 없다고 하는데 10년 동안을 중풍으로 거동이 불능한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들어 왔고 6년 동안이나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남편의 병구완을 하면서도 자녀들을 훌륭하게 길렀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계를 꾸려가면서도 화목한 가정(家庭)을 이루고 있으니 누가 보아도 열부의 표상(表象)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