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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행은 효위원이란 명언을 현세에서 실천수범하고 있는 분이 있으니 고령군 운수면에 거주하는 독농가 이경석 옹(78세)이다.
이 옹은 농부의 장남으로 출생하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교육이라고는 받지도 못하고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 장남으로서 어렸을 때부터 농사일을 돕다가 23세에 결혼하여 현재까지 항시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온 효자이다.
효경에서도 공자가 말하기를, 효자의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살아서는 공경을 다하고, 봉양함에는 즐거움을 다하고, 병들은 때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간 때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를 지낼 때는 엄숙함을 다해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이 이 옹은 부모님 섬기는 일을 지극정성으로 다하였다.
이경석 옹은 천품이 어질고 소박하여 부모님에게 효성이 지극할 뿐만 아니라 부부간에도 금슬이 좋아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본인이 배우지 못함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천수답 몇 두락과 소작으로 부부가 협력하여 첫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근농하여 아들들은 모두 신교육을 받아 학교선생님과 경찰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역군이 되어 봉사하고 있다. 딸들 또한 명문가에 출가시키고 현재 집에는 28년 전 홀로 되신 백수(99세)의 노모를 모시고 부인과 더불어 세 분 노인만이 고향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 한다.
노부모를 장수케 하는 데는 좋은 보약과 호의호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첫째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고 항상 즐겁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시도록 함이 효의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이 옹은 하루같이 세끼 식사수발과 의복, 침구, 목욕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이 행하며, 노모의 일거일동을 살피고 혹시나 몸이 불편하시면 병·의원을 찾아 치료할 뿐 아니라 틈이 나는 대로 곁에서 항시 웃는 얼굴로 팔, 다리를 주물러 드리면서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드려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고 있다.
또한 해마다 노모의 생신 날이면 조촐하지만 생신상을 차려드리고 이웃 분들을 초청하여 노모를 기쁘게 해 드리고 있다니 출천지효라는 말은 아마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근세 산업화와 도시화, 서구의 물질문명이 조수처럼 밀려 들어 돈이면 제일이라는 황금만능 풍조 속에서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윤리도덕은 날로 쇠퇴해가고 있음은 작금의 일만은 아니다.
그리하여 때로는 이러한 배금주의에 현혹된 나머지 잘 사는 외국의 일은 하나에서 열까지 무조건 훌륭하고 좋은 것만 같아 우리의 처지에 맞는 것인지 그 여부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모두 흉내내기에 바빴다. 그러나 올바른 예의 도덕은 서양에서도 그의 단초를 스스로 깨닫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남의 모방이나 기계문명에 의한 인간의 소외현상이 자주 논의되고 있음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가진 미풍양속의 좋은 정신이나 아름다운 미덕이 현대사회를 지탱하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으로서 사람구실을 하기 위한 주체적인 자각만이 그 정신적인 알맹이로서 담겨 있다고 하겠다. 그저 팔짱 끼고 받아들이는 것이 운명이 아니라 힘을 합하여 우리 주위의 구석구석까지 인륜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한다는 그런 자각적인 의식이 싹터 우리 나라 방방곡곡에서 의식구조가 일신우일신하는데 일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자기를 낳아 주고 길러 주신 부모를 길거리와 양로시설에 버리는 천륜을 망각한 세상에 이 옹과 같은 분이야말로 만인의 등불이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되는 분으로서 이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라 하겠다.
옛말에도 사람들이 남을 비방하는 말을 들을지라도 곧 성을 내지 말고, 사람이 남을 칭찬하는 말을 들을지라도 곧 기뻐하지 말고, 사람이 남의 나쁜 말 하는 것을 들을지라도 곧 이에 응답하지 말되, 사람이 남의 착한 말을 듣거든 이에 응답하고 기뻐하라고 한 것과 같이 이 옹과 같은 행동과 실천이 곧 생활자체로서 즐겁고 착한 뜻이 되어 이러한 사상이 널리 펼쳐 우리 주위의 사람과 협동으로 끝없이 번져 나가리라고 본다.
멀지 않은 장래 이경석 옹 문중에 행복의 꽃이 만발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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