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본문

유재분(兪在粉) 여사는 꽃다운 나이 20세에 고령군 쌍림면 송림리의 하기홍 씨와 결혼하였다.
시집을 와서 보니 시가는 빈농가(貧農家)인데다 시모께서는 성격이 매우 괄괄하고 모시기에 매우 까다로운 분이었다. 집안의 모든 경제권을 최근까지 당신이 갖고 계시며, 가족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 하나라도 본인이 사 와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었다.
그러한 시모를 모시고 부부가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열심히 생활하던 중 뜻하지 않게 남편이 간경화(肝硬化)로 사망하게 되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으나 언제까지나 슬픔에 잠겨 있을 처지가 못 되었다. 당시에는 연로하신 시모와 아직 미성년인 어린 3남매가 있어서 어려운 가정의 주부로서 생활을 꾸려 나가야만 했었다.
그 당시 막내가 겨우 10세이므로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 등이 모자라 할 수 없이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어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고달픈 현실에 너무 시달려서 그런지 유(兪) 여사 자신 또한 몸에 질병이 찾아오고 말았다. 온몸이 시리고 속병이 생겨 누가 봐도 곧 쓰러질 듯한 무기력증 환자 같이만 보였다.
그러나 자기 몸 돌볼 틈은 없었다. 시모께서 노환(老患)으로 오래 전부터 관절염이 심하시고 위장병이 있으신 데다 3년 전부터는 병이 악화(惡化)되어 잘 움직이지 못하고 방에만 계시면서도 조금만 잘못하면 불호령을 내리고 있다 한다.
그간 병원에 입원도 수차 하였고 통원 치료도 계속하고 있으나 노환이라 별 차도가 없어 유(兪)여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요즘도 틈만 나면 온몸을 주물러 드리고 잠자리나 음식도 정성을 다해 챙겨 드리고 있으며, 유(兪) 여사 자신도 환갑이 넘은 나이에 지병(持病)으로 고생하면서 자기 몸은 돌보지 않고 시모 봉양에 성을 다하고 있다 하니 그 모습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 이전글제46회 효행상(孝行賞) 권갑자(權甲子) 25.07.03
- 다음글제46회 효행상(孝行賞) 김정순(金正順) 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