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류귀옥(柳貴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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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2006년 4월 21일)
보화상(補化賞) 본상(本賞)
경북 성주군 월항면
효부(孝婦) 류귀옥(柳貴玉) 54세

류귀옥 여사는 안동 무실 전주류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중등교사로 재직 중, 1978년 이태용씨와 혼인하여 한주집 종부가 되었다. 그 후 안동 경안여중에서 74년도부터 78년까지 4년간 근무하다가, 가정형편상 시가에 가까운 성주군 보건소 월항지소에 현재 근무하면서 지금까지 27년간을 한결같이 노시부모의 병간호를 정성껏 해 왔으며, 한편 보건소에 근무해 오면서 받은 월급으로 가계를 꾸려 오고 있다. 

그럼에도 근자에는 시부모님의 병세가 간호한 보람도 없이 자꾸 나빠지니 이를 본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올해 만 97세의 동갑내기 시부모님 가운데 시아버님은 치매병력 5년째에 접어들었고, 또 시어머님은 서흥김씨 오현 집안의 요조숙녀로 성장하여 한주 고택의 종부가 된 후로는 시가의 유풍여열과 충효사례지훈을 전가지보로 지켜 평생을 앙사부휵해 왔었다. 그러나 말년에는 담석병과 무릎관절염으로 불구의 몸이 되니 평소 이를 본받아온 류귀옥 자부는 부모의 대·소변을 직접 받아내고 목욕까지 시켜 드리면서 청결에 힘썼다. 그리고 병세를 체크하고 보약까지 지어 받들어 부모들의 병세가 호전되도록 지극정성으로 받들었다. 이를 본 이웃과 친척들은 모두가 현대판 심청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그의 일과표를 보면 부모님의 병간호부터 시작하여 명절과 4대 봉제사를 위시한 집안의 제반사를 알뜰히 절제해오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생계를 꾸려 왔으며, 생계비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공직생활 중에서도 일편단심 가문을 앙사부휵해 온지도 어언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같은 한 여인의 논공행상을 칭찬하고 포상하게 되면 이것이 충효사상의 산실이 되어 지금까지 고노상전해 온 숨은 비화들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나라가 오랜 역사를 통하여 모진 고난과 시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정통성과 빛나는 고유문화를 줄기차게 이어온 것은 이러한 류 여사의 숨은 효도와 헌신적인 부모사랑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과 사회의 발전에 따라 가치의식의 변화와 사회윤리의 쇠퇴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조국 광복 이후 우리 사회에 서구의 문물이 홍수처럼 밀어닥치자 이를 주체적으로 수용할 겨를도 없이 무비판적인 모방을 일삼고 우리 고유문화와 미풍양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퇴폐적인 풍조가 만연해 있는 이 사회에 류여사가 행하고 솔선수범하여 지키고 있는 가정의 도덕적인 규율은 이 사회를 떠 받치는 시금석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고 본다.

근래에 와서 급진적인 정보사회로의 이행과 더불어 고도경제 성장의 지속으로 인하여 전례 없는 풍요를 누리게 되자 여기서 파생되는 인간불신과 인간소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인륜의 무시, 도덕에 대한 무관심 등 현대기계문명의 폐해는 인간의 주체성과 인간성을 상실케 하여 도의의 몰락을 가속화 시키지만 이와 같은 류 여사의 가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행하고 있는 일편단심의 봉사는 이 사회의 밀알이 되어 되살아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날 모든 사람들은 잘 살기를 바라며, 더 편리하고 풍족하게, 보다 더 즐겁고 건강하게 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도의의 세계는 잘 살기보다는 바르게 살기를 앞세우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데로 대세를 쫓아 무난하게 사는 것으로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비록 자기 자신이 불편하고 손해를 보며 괴롭다 할지라도 감히 바르고 정의롭고 효성스럽고 바르게 살겠다는 주체성 있는 용기를 가지고 어떠한 자기 희생도 감수하며, 언제나 바른 인식과 실천이 병행되어야만 도의의 진가가 나타나리라고 본다. 

류 여사는 이러한 순수한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선과 의와 사랑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발자취를 남김으로써 사회의 구석구석을 비추어 주는 등불이 되어 사람들 가슴마다 어버이에 효도하고 웃어른을 공경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경로효친의 사상이 온 사회에 울려 퍼지리라고 본다.

류 여사님의 27년간 시부모님을 극진하게 간호와 치료, 병수발에 온갖 정성을 다한 종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어 주위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고 경로효친 사상이 사라져 가는 요즘 우리들에게 효의 사상을 일깨워주는 효부로서 타의 귀감이 되어 존경을 받고 있다.